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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성공사례(상계동 해피브랜드)

글쓴이 : 관리자 조회수 : 4184 2013-02-14 18:59:15

흩어지면 경쟁자 모이면 동반자

민부곤과자점의 유명세는 이제 어지간한 스포츠 스타를 뺨친다. 그가 소상공인들의 협업화 성공 모델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동업종이든 이업종간이든 협업을 하면 어려운 매출답보를 탈출할 답이 나온다는데 대체 어떻게 협업을 하란 말인가. 하기 좋은 말이 협업이지 따지고 보면 동업종끼리의 협업은 사실상의 경쟁관계를 감춘 위선같고 이업종끼리의 협업이란 어디서 출발을 해야 할 지 난감하기만 하다. 협업의 험로를 그야말로 행복한 초원으로 만들어 주는 핵심과제는 무엇일까. 성공한 협업사례를 찾아 그 해답을 살펴보았다.
 
1989년 허허벌판 상계동이 아파트촌으로 바뀌며 신천지에 깃발을 꼿듯 개업한 ‘민부곤과자점’은 한국제과협회가 인정하는 제빵왕의 명성답게 초창기 승승장구하였다. 그러나 그의 독주를 세상이 가만두겠는가. 길 건너편으로 유명 프랜차이즈제과점이 대형할인마트를 동무하여 들어서며 그의 시련과 변화가 시작된다. 눈을 의심케 하는 매출하락은 매일매일 점포를 접는 그의 눈을 캄캄하게 만들었고 화려했던 제빵왕의 자존심이 하루아침에 허물어짐을 어쩌지 못했다.
노심초사하던 그에게 어느날 협회 사무실에서 무심결에 보게된 서울시 소식지가 하나의 돌파구가 되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자영업 협업화 지원 공고를 본 것이다. 거대 자본으로 밀고 들어온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대항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주변의 자그마한 제과점들과의 협업 밖에 없다는 판단이 섰다. 노원구 동네빵집 사장들 사이에서 ‘큰형님’으로 통하던 민사장은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며 신청서를 작성했다. 평소 그를 믿고 따르던 이대균과자점과 델리명과 뚜르몽드과자점 등 노원구의 자그마한 빵집 3명의 사장들도 선뜻 동참했다. 민사장만의 아픔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운 좋게 서울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지원받은 2500만 원으로 이들 협업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공동 브랜드 만들기였다. 전국에 수백개의 동일한 이름의 프랜차이즈 빵집에 맞설 수 있는 그들만의 간판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빵으로 행복을 전하자’는 의미를 담아 ‘해피브래드’라 이름짓고 모든 홍보물과 빵 포장지 박스에 해피브래드 상표를 붙였다. 각자의 전통이 담긴 간판은 그대로 유지하되 “해피브래드”라는 새로운 공동브랜드도 함께 알리는 ‘따로 또 같이’ 전술을 적극적으로 펼친 것이다.

매일 만나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많아지며 마음속으로 항상 조심스러운 경쟁자로만 생각했던 후배들이 더없는 후원자요 동반자라는 든든한 믿음이 싹텄다. 자연스럽게 그가 아끼던 비밀 레시피를 협업에 참여한 3명의 사장들에게 아낌없이 공개했다. 반응은 금방 나타났다. 설마하던 3명의 사장들은 민사장의 의지에 더욱 힘을 보태며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더 좋은 신제품을 만드는데 시간과 정열을 아끼지 않았다. 다양한 공동마케팅의 재산이 늘어났다. 지금도 노원구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100% 쌀가루 빵은 4명의 파티시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협업의 대표작이다.

계란 밀가루 등 재료를 공동으로 구매하여 나누어 쓰니 빵을 만드는 원재료 구입비도 10% 가까이 절감됐다. 함께 광고 전단지를 만들고 지역사회 봉사에도 힘을 보태니 주민들로부터 돌아오는 칭찬과 격려가 또 다른 힘이 된다. 아닌 게 아니라 네 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20% 이상 늘었다.
‘해피브레드’를 함께 만들며 협업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이들의 프랜차이즈 극복기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구심점 역할을 하는 강력한 협업화 사업 추진주체가 있었다는 점을 꼽는다.
민부곤씨는 제과협회도 인정하는 기능과 레시피를 소유한 제빵왕이었다. 잘 나가던 그가 위기를 느끼고 협업을 제안했을 때 나머지 3인이 느꼈을 위기감의 크기는 더욱 컸을 것이다. 민사장이라는 구심점은 동업자끼리의 협업을 구성하는 핵심 요인 중의 하나다.

둘째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서야 느끼는 동질감이야말로 협업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한다.
형님 아우 하며 평소 가까이 지내는 것 같지만 돌아서면 경쟁자로 맞서야 하는 피곤한 관계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할 상황이 되자 그동안 잊고 있었던 동질감과 동료의식이 단단한 연대의 끈을 만든다는 것이다. 경쟁관계에서 든든한 동반자 관계로의 변화야 말로 협업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소중한 가치다.

셋째 전체를 위해 나의 소중한 자산도 아까와 하지 않는 헌신적인 희생정신이야말로 동업종 협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강력한 무기라고 한다.
민사장이 공개한 비밀레시피는 다른 3인의 비밀레시피와 결합하여 더욱 발전된 쌀가루빵으로 진화한다. 빵집의 생명은 신선함과 맛이라는 데 누가 이의를 달 것인가. 민사장은 말한다.
“세상의 인심이 변하고 또한 입맛도 변할 것입니다. 우리의 과제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맛있고 품위있는 명품 빵과 과자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변함없이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시대는 갔습니다. 다 함께 잘 사는 지혜 협업만이 살 길입니다.”

출처: 소상공인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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