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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이제 협동조합이다 4

글쓴이 : 관리자 조회수 : 2805 2013-02-14 19:13:28

우리나라의 협동조합들
설립신고 잇달아 정부도 적극 지원 … “우리한테는 뭐가 좋을까”

 
대형마트 공세 속에서도 상인협동조합을 통해 지역소매유통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전통시장이 있다. 서울 광진구의 중곡제일시장이다.
중곡제일시장협동조합(이사장 박태신)이 설립된 것은 2003년 11월이다. 당시 가뜩이나 전통시장이 사양길을 걷고 있는데 겹쳐 IMF 광풍마저 몰아쳤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시장이 고사하기 일보직전이었다. 마침 지자체에서 협동조합을 만들면 쇼핑환경 개선사업비를 지원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이제는 더 이상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마지막 각오로 상인들은 함께 팔을 걷고 나섰다. 그해 11월 상인들의 약 절반을 조합원으로 조합이 출범했다. 조합원들은 십시일반으로 3억 원의 공사비를 모아 시장 내 통로를 덮는 투명천장인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이후 지자체 지원을 받아 주차장과 고객 쉼터 화장실 등을 신설 또는 개선했다.
 
조합 통한 여건개선 “활기“
하지만 새단장을 했다고 당장 시장이 살아난 것은 아니다. 조합이 앞장서서 시장상품권과 자체 쿠폰을 발행하고 상인들도 ‘한 번 해보자’는 각오로 친절운동도 펼치는 등 심기일전했다. 이때부터 조합도 상인들이 장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여러 대행사업을 떠맡고 나선다.
첫 사업은 법률자문 대행. 시장상인들은 대부분 세입자인지라 점포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인상을 가장 힘들어한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한 법무법인과 계약을 맺고 건물주를 상대로 부당하거나 과도한 임대료 인상 등에는 법적으로 맞섰다. 조합에 가입한 점포들은 언제나 법률상담도 받을 수 있었다. 또 올 4월 협동조합이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한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4100만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면서 ‘아리청정’이라는 협동조합 공동브랜드도 만들고 2012년 연말부터 시장 상인들에게 위탁생산한 참기름 건어물 떡 육가공식품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1년 초부터는 한 점포에서 2만 원 이상을 구매한 경우 조합이 고용한 배달원이 배달도 해 준다.
사업여건이 호전되자 당연히 시장은 활기를 띤다. 2003년 조합 출범 이후 시장 전체 연 매출은 8년 동안 꾸준히 늘어 2003년 128억 원에서 2011년에는 216억 원으로 2배나 늘어났다. 조합 참여도 덩달아 늘어났다. 시장 전체 143개 점포 상인 전원이 현재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2011년에는 첫 배당도 했다. 이자 배당을 포함해 총 배당은 6%였다. 요새는 출자금을 더 내겠다는 조합원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7300명이 시장을 찾아 물건을 샀다. 현재 중곡제일시장은 시장 주변에 위치한 백화점 및 중·대형 마트 6개에 밀리지 않는 생존력을 갖췄다.
 
이제 기본법 시행됐으니
물론 중곡제일시장의 사례가 모든 경우의 전범이 될 수는 없다. 중곡시장을 비롯한 몇몇 전통시장들의 사례도 아직은 시험단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장이 갖는 특수성이나 환경적 여건 등이 맞물려 이런 사례를 낳았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여타 전통시장도 상인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중곡시장을 모델삼아 열심히 하면 어느 시장이나 다 살아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통시장 활성화가 목전의 과제인 이상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을 계기로 협동조합을 통한 재기의 시도 자체는 해 볼만 하단 얘기다.(기본법 시행 이전에는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50인 이상의 사업자가 참여하고 4000만원 이상이 출자되어야 했지만 이제 조합설립 여건이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하겠다.)
현재 중곡시장은 점포 임대상인들의 가장 큰 현안인 임대료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시장 건물 매입을 위한 출자금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통시장들이 대부분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다보니 장사가 잘 될수록 임대료가 올라가 시장건물주들만 실속을 챙기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조합이 출자금을 모아 상가건물을 인수한다면 임대료 문제 뿐만 아니라 상인들간 상품 품목 조정이나 가격경쟁도 통제할 수 있어 생존권은 그만큼 더 확보된다 할 것이다.
앞서 밝혔듯 정부도 영세 상인들의 자구책을 돕기 위해 2013년부터 소상공인들이 소규모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 최고 5000만원(사업비의 80% 이내)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일가게 제과점 세탁소 등 영세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조직화와 협업화를 유도한다는 취지인데 지원 대상 사업은 공동 판매장과 공동 기술개발 공동 마케팅 브랜드 디자인 개발 등이다. 협동조합을 통한다면 소상공인들에게는 정부 지원금 뿐만 아니라 사업비용 절감과 매출신장을 동시에 기할 수 있다.
 
새 사업은 조합형태로
광주광역시에 가면 ‘세탁백화점’이라는 공동브랜드로 4년째 사업을 운영하는 5개 세탁업체가 있다. 이들은 돈을 모아 함께 지역 유선방송에 TV광고도 하고 세제 포장재 옷걸이 일반 소모품 등 세탁자재를 공동 구매해왔다. 이를 통해 재료 구입비는 평균 11.1% 감소 매출은 평균 230%가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고 한다.(물론 이들의 성공요인이 공동브랜드 하나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공동브랜드 참여 사업주들이 각자 세탁소를 대형화 자동화 전문화해서 서비스를 혁신한 것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이들은 공동브랜드에 이어 2013년에는 협동조합을 설립해 공동작업장을 열 계획이다. 일 잘하고 있는 기존의 공동브랜드 조직을 굳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필요는 없지만 공동작업장은 공동 투자 소유가 필요하므로 협동조합이 혁신의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을 만들려는 경우 참고할 만한 얘기다.    
 
광역 지자체로 설립신고
지난 1일 ‘협동조합법 기본법’이 발효되면서 전국에서 협동조합 설립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설립신고 첫날인 3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14건의 협동조합 설립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중 3건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기획재정부에 접수됐고 나머지 11건은 광역 지자체로 접수됐다.
전국 지역별로는 서울시가 제1호 협동조합으로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을 신고했고 인천은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이 설립신고를 마쳤다. 대전·전남·전북에선 다문화가족들의 모임인 ‘다문화희망연대’를 중심으로 ‘다문화협동조합’을 설립 신고했다.
충남에서는 논산지역 고구마재배농업인들로 구성된 한우리고구마협동조합이 조합원 수 5명 출자금 500만원으로 조합설립 신고했다. 전북에서는 조합원 60여명에 출자금은 5억원으로완주한우협동조합이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경기지역에서도 수원지역 친환경 농산물 유통 및 판매를 위한 ‘착한 살림 협동조합’ 등 지난 14일까지 수원·용인·안산·고양·시흥·남양주 지역 등에서 8개 협동조합이 설립신고를 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공세에 맞선 부산지역 중소 커피사업자들도 협동조합 설립에 나섰다. 현재 블루커피코리아 등 커피전문업체 2곳과 엔카페 등 원두 가공·판매업체 3곳이 부산지역 협업화 사업 회원으로 가입한 상태인데 협업화 사업을 통해 커피사업자 조합이 설립되면 영세 커피사업자들이 공동으로 원두를 조제하고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조합도 있었네
중소기업청(청장 송종호)은 지난 3월 14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전통시장 현장 애로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현재 자체적으로 수익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경우 시장상인회를 법인으로 전환한 후 협동조합으로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특산물 판매 냉동창고 건립 주차장 운영 배달서비스 등을 대상으로 40곳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들어있다.
서울시도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설립될 것으로 내다보고 이를 지원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생태계 조성 방안을 연구해 정책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14 15일 박원순 시장이 ‘서울형 사회적 경제모델 구축’을 위해 직접 이탈리아를 방문하여 현지 협동조합들을 시찰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천의 장호원과 충북 음성의 감곡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복숭아 브랜드 ‘헷사레’나 ‘안성맞춤 한우’ ‘입맞춤 거봉포도’ 등 협동조합 브랜드들이 시장에 나와 있으며 ‘서울우유’도 수도권과 충남 강원 일부 지역 축산농가를 조합원으로 하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브랜드다. 

출처: 소상공인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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